답하는 공식
결론부터 말하고, 근거는 장면으로
면접 한 번은 생각보다 짧다. 인사담당자 272명에게 물었더니 당락을 판단하는 데 평균 11분이 걸렸다(사람인, 2020).
이 장은 묻는다 — “그 짧은 시간에, 내 답을 어떤 순서로 말해야 면접관에게 닿을까?”

하나의 질문을, 여섯 단계로 답한다
출발점은 많은 학생이 가진 생각 “상황부터 차근차근 말해야 이해가 쉽다”이다. 이 생각이 말하기에서는 왜 통하지 않는지(원리·근거) 확인하고, 그 대신 쓸 두 가지 틀을 배운 뒤, 내 답에 적용한다.
“상황부터 차근차근 말해야 이해가 쉽다”
국어 시간에 배운 기승전결, 친구에게 있었던 일을 말할 때의 시간 순서. 우리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례대로 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면접에서도 “제가 1학년 때…”로 시작하기 쉽다.
그런데 길을 물으면?
“역이 어디예요?”라고 묻는 사람에게 동네 역사부터 설명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 “저쪽으로 5분이요”부터 말한다.
면접 질문도 똑같다
“본인의 장점은?”도 답을 묻는 질문이다. 배경부터 말하면 면접관은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듣는 사람은 약 4칸만 붙잡고 있다
글은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을 수 있지만, 말은 한 번 지나가면 끝이다. 심리학자 코완(Cowan, 2001)은 사람이 머릿속에 한꺼번에 붙잡아 두는 정보가 평균 약 4덩어리라고 정리했다.
면접관 귀에는 «동문서답»으로 들린다
답이 끝에 가서야 나오면, 듣는 쪽에서는 한동안 질문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듣는 셈이다. 인사담당자 설문에서 동문서답은 여러 해 동안 꾸준히 감점·탈락 이유로 꼽혔다.
면접관은 «과거에 한 일»로 앞날을 예측한다
NCS 경험면접은 “직무능력이 필요한 과거의 경험”을 묻는다. 미리 정한 질문·같은 기준으로 묻는 구조화 면접이 입사 후 성과를 더 잘 맞혔기 때문이다(Schmidt·Hunter, 1998).
면접관이 평가표에 적는 것은 “꼼꼼합니다”라는 낱말이 아니라, 그걸 보여 준 장면이다.
뼈대는 PREP: 결론 → 이유 → 예시 → 다시 결론
PREP은 짧게 의견을 말할 때 쓰는 말하기 틀이다. 첫 칸에 답을 놓고, 마지막 칸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준다. 듣는 사람은 처음과 끝 두 번 결론을 듣는다.
예시 칸은 STAR로: 상황 → 과제 → 행동 → 결과
STAR는 1974년 채용 컨설팅 회사 DDI가 행동 면접용으로 만든 형식이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 고용24 취업가이드도 경험을 쓸 때 이 틀을 안내한다. 핵심은 행동에 가장 많은 말을 쓰는 것이다.
행동이 짧으면
“동아리 행사를 준비했는데 힘들었지만 잘 끝났습니다.” — 상황과 결과만 있고, 내가 한 일이 없다.
행동이 길면
“참가자 명단을 반별로 나눠 표로 만들고, 전날 한 명씩 전화해 확인했습니다.” — 면접관이 적을 것이 생긴다.
«본인의 장점은?» — 1분짜리 답 하나
처음과 끝은 PREP, 가운데 예시는 STAR. 소리 내어 읽으면 50초 안팎이다.
P 결론제 장점은 끝까지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R 이유작은 빠뜨림 하나가 작업 전체를 다시 하게 만든다는 걸 직접 겪었기 때문입니다.
S 상황1학년 배선 실습에서 차단기 회로를 만들었는데, T 과제제 몫은 마지막 단자 연결이었습니다.
A 행동그때 단자 하나를 덜 조여 회로 전체를 다시 뜯었습니다. 그 뒤로 작업이 끝나면 단자 목록을 적고, 하나씩 손으로 짚으며 조임을 확인합니다.
R 결과2학기 실습 평가 세 번을 모두 다시 하지 않고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P 다시 결론현장에서도 마무리 점검만큼은 빠뜨리지 않겠습니다.
같은 경험, 순서만 바꿨다
두 답은 같은 실습 경험을 말한다. 달라진 것은 순서와, 결론 대신 쓰던 흔한 낱말을 장면으로 바꾼 것뿐이다.
고치기 전
음… 제가 1학년 때 배선 실습을 했는데요, 처음이라 되게 어려웠거든요. 선생님이 순서를 알려 주셨는데 제가 좀 헷갈려서 다시 한 적도 있고…
아무튼 저는 꼼꼼한 편인 것 같습니다.
고친 뒤
제 장점은 끝까지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1학년 배선 실습 때 단자 하나를 덜 조여 회로를 다시 뜯은 뒤로, 작업이 끝나면 단자 목록을 적고 하나씩 짚어 봅니다. 2학기 실습 평가는 세 번 모두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현장에서도 마무리 점검은 빠뜨리지 않겠습니다.
결론 위치
맨 끝 → 첫 문장
근거
“꼼꼼한 편” → 단자 목록을 짚는 행동
말끝
“~것 같습니다” → “~입니다”
“통째로 외우면 되지 않나?” · “모르는 걸 물으면?”
틀은 문장을 외우라는 뜻이 아니다. 네 칸의 키워드만 들고 들어가, 말은 그 자리에서 만든다.
외운 문장은 티가 난다
인사담당자 1,420명 중 82.3%가 “면접 답변이 거짓말 같다고 판단한 경험”이 있었다(사람인, 2016).
→ 외울 것은 P·R·E·P 칸의 키워드(끝까지 확인 / 단자 목록 / 한 번에 통과)뿐.
모르면, 모른다가 결론
결론 먼저는 여기서도 같다.
- 결론: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 아는 데까지: “다만 실습에서 본 것은 ○○입니다.”
- 다시 결론: “입사하면 작업 지침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짝에게 1분 안에 말해 보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정한다. 듣는 사람은 면접관이 되어, 답을 들으며 아래 세 가지만 체크한다.
- 질문 하나 고르기 — “본인의 장점은?”, “힘들었던 경험은?”
- 30초 동안 P·R·E·P 키워드만 메모
- 1분 안에 말하기 → 역할 바꾸기
듣는 짝의 체크 3가지
- 첫 문장만 듣고 답을 알았나?
- 언제·무엇을·어떻게 한 장면이 있었나?
- 행동 부분이 가장 길었나?
«차근차근»에서 출발해, «결론부터, 근거는 장면으로»에 도착했다
O/X로 확인하자
1. 면접 답변은 상황 설명부터 차근차근 해야 이해가 쉽다.
정답 확인
2. STAR로 말할 때 가장 길게 말해야 하는 부분은 «상황»이다.
정답 확인
3.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모르겠습니다”로 시작해도 된다.
정답 확인
이 장의 숫자와 틀은 어디서 왔나
- 1NCS 공정채용 — 면접 유형(경험·상황·발표·토론) 정의 · 면접문항 예시 ncs.go.kr
- 2고용노동부 고용24 취업가이드 — 이력서·자소서 작성가이드(STAR) · 면접전략 work24.go.kr
- 3교육부 하이파이브 —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 포털 hifive.go.kr
- 4Schmidt & Hunter (1998), Psychological Bulletin 124(2) · McDaniel 외 (1994),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79(4) · Sackett 외 (2022),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 면접 방식별 예측 정확도
- 5Cowan (2001),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24(1) — 단기 기억 «약 4덩어리»
- 6DDI 연혁(STAR 형식 1974) · MIT 진로센터 STAR 안내(S20·T10·A60·R10) · 미 육군 문서 규정 AR 25-50(BLUF)
- 7인사담당자 설문 — 잡코리아 2014(176명)·2017(756명) · 사람인 2015(180명)·2016(1,420명)·2020(27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