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경험 찾기
«한 게 없어요»에서 시작하기
매출 상위 500대 기업 315곳이 신입 채용을 결정한 요소 1위는 직무 관련 일경험(35.6%)이었다(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2024).
이 장은 묻는다 — “현장실습도 아직인 2학년이, 쓸 경험을 어디서 찾을까?”

하나의 질문을, 여섯 단계로 답한다
출발점은 “나는 한 게 없다 — 수상이나 현장실습 같은 큰 경험이 있어야 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험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원리), 무엇이 «경험»으로 인정되는지(근거) 확인하고, 세 단계로 재료를 찾는다.
“저는 한 게 없어요 — 큰 경험이 있어야 쓰죠”
자소서 경험 칸 앞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다. 대회 수상, 현장실습, 인턴 같은 큰 경험만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의 머릿속
“상 받은 것도 없고, 현장실습은 3학년 때고… 쓸 게 없는데요?”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 전공 실습 수십 번
- 수행평가 수십 개
- 동아리·행사·알바·봉사
- 집에서 맡은 일
정말 «한 게 없는» 걸까?
없는 게 아니라 꺼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장을 안 봐도, 냉장고를 열면 볶음밥은 된다
장을 안 봤어도 냉장고를 열면 계란 두 개, 김치, 밥 한 공기가 있다. 볶음밥은 그걸로 충분하다. 경험도 같다. 실습·수업·집안일 안에 이미 재료가 있다.
장보기부터 하려는 학생
“큰 경험을 새로 만들어야 써요.” → 3학년까지 기다린다.
냉장고를 여는 학생
“지난 실습에서 뭐가 안 됐었지?” → 오늘 쓸 재료가 나온다.
“뭐 했지?”보다 «서랍 이름»이 기억을 꺼낸다
기억 연구에서는 오래전부터 낱말 단서를 주고 떠오르는 기억을 모았다. 어떤 단서를 주느냐에 따라 떠오르는 기억이 달라진다(Koppel·Rubin, 2016). 일기를 쓴 연구에서도 «무엇을»이라는 단서가 가장 잘 기억을 꺼냈다(Storms, 2024).
돈을 안 받고 한 활동도 «경험»이다
고용노동부가 안내하는 NCS 기반 입사지원서는 «경력»과 «경험»을 이렇게 나눈다. 둘 다 지원서에 적는 칸이 있다.
경력
“금전적 보수를 받고 일한 것”
예) 아르바이트, 현장실습(급여를 받은 경우)
경험
“금전적 보수를 받지 않고 한 활동”
예) 학교 실습, 수행평가, 동아리, 봉사, 학교 행사
그러니
학교에서 한 실습·동아리·봉사는 공식적으로 «경험»이다. «현장실습을 안 해서 경험이 없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회사가 보는 것은 «직무와 닮은» 경험
크기보다 직무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본다. 500대 기업 조사에서도, 인사담당자 조사에서도 1위는 «직무 관련 경험»이었다.
부풀린 경험은 들킨다
채용담당자 592명 중 25.3%가 지원자의 허위 정보 때문에 입사를 취소한 적이 있었고, 그 허위 정보 1위는 경력 사항(39.3%)이었다(웰던투·잡코리아).
부풀린 메모
“동아리 회계 업무 전반을 총괄하며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 — 무엇을 했는지 없고, 면접에서 “예산이 얼마였어요?” 한 번에 막힌다.
센 것만 적은 메모
“부원 20명 회비, 1년, 학기 말 정산 일 원 차이 없음” — 전부 내가 확인한 사실이라 몇 번을 물어도 같다.
면접관은 흐린 곳을 판다
기업 927곳이 지원자의 말을 거짓으로 판단한 순간 1위는 답변의 근거가 불충분할 때(46.3%)였고, 확인 방법 1위는 더 구체적으로 추가 질문(78.6%)이었다(사람인, K5).
늘어놓기 → 동그라미 → 되묻기 세 개
먼저 전부 늘어놓고, 그중 방법을 바꾼 장면에 동그라미, 마지막으로 세 가지를 되묻는다. 세 개에 답이 나오면 쓸 수 있는 경험이다.
경험 하나가 여러 문항의 재료가 된다
같은 경험이 문항마다 다른 면을 보여 준다. 가장 자신 있는 경험을 가장 중요한 문항에 둔다.
«꼼꼼하게 잘함»을 되물었더니 장면이 나왔다
같은 학생의 같은 경험 메모다. 되묻기 세 개(언제·어디서 / 내가 한 일 / 달라진 것)에 답했을 뿐이다.
되묻기 전
동아리 회계 했음. 돈 관리함. 꼼꼼하게 잘함.
되물은 뒤
언제·어디서 2학년 동아리 회계 1년, 부원 20명 회비
문제 인수받은 통장 금액이 장부와 안 맞았음
내가 한 일 받은 날 바로 표에 적고, 영수증은 그 자리에서 사진
달라진 것 학기 말 정산 일 원 차이 없음
시점
없음 → 2학년 · 1년
행동
“관리함” → 표에 적고 사진
결과
“잘함” → 일 원 차이 없음
“알바, 집안일, 수행평가도 써도 되나요?”
된다. 공식 정의로도 알바는 «경력», 학교 활동은 «경험»이다. 기준은 크기가 아니라 방법을 바꾼 장면이 있는가다.
편의점 알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 자꾸 나와서, 진열할 때 날짜 빠른 것을 앞으로 옮겼다 → 폐기가 줄었다.
학교 온실
상추가 자꾸 시들어서, 물 준 날을 표에 적기 시작했다 → 시든 포기가 줄었다.
수행평가
조별 발표에서 자료가 늦게 모여서, 마감 이틀 전 중간 점검 날을 정했다.
뺄 것
지원하는 일과 정반대의 모습이 드러나는 경험,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가 드러나는 경험, 그리고 기억이 흐린 숫자.
해 본 일 열 개, 동그라미 하나, 되묻기 세 개
5분 타이머를 켜고 해 본 일을 열 개 적는다. 열 개를 못 채우면 짝이 서랍 이름으로 힌트를 준다.
- 5분 · 열 개 — 예쁘게 쓰지 말고 낱말로
- 막히면 짝의 힌트 — “제일 오래 붙들고 있던 수행평가는?”, “집에서 맡은 일은?”, “누가 너한테 뭘 물어본 적 있는 일은?”
- 방법을 바꾼 장면 하나에 동그라미 → 되묻기 세 개
짝의 체크
- 열 개 중 방법을 바꾼 장면이 있나?
- 되묻기 세 개에 모두 답이 나왔나?
- 숫자는 센 것만 적었나?
«한 게 없다»에서 출발해, «꺼내지 않았을 뿐»에 도착했다
O/X로 확인하자
1. 현장실습을 안 해 봤으면 자소서에 쓸 경험이 없다.
정답 확인
2. “뭐 했지?”보다 “전공 실습에서 안 됐던 날은?”처럼 물으면 기억이 더 잘 떠오른다.
정답 확인
3. 기억이 흐려도 그럴듯한 숫자를 적어 두면 나중에 도움이 된다.
정답 확인
이 장의 숫자와 정의는 어디서 왔나
- 1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보도자료(2024.3.24) — 500대 기업 채용동향 조사, 315곳 응답 moel.go.kr
- 2고용24 — 입사지원서 작성 안내(NCS 기반 · 경력과 경험의 정의) work.go.kr
- 3인크루트 2023 — 인사담당자 475명 (경기일보 보도) · 사람인 2017 — 인사담당자 303명, 신입 직무 적합성 평가 (경기일보 보도, 2017.8.21)
- 4웰던투·잡코리아 — 채용담당자 592명, 허위 정보로 입사 취소 (비즈한국 보도) · 사람인 — 기업 927곳, 거짓말 판단 (뉴스토마토 보도)
- 5Koppel & Rubin (2016),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25(2) — 단서와 자전적 기억 · Storms (2024), Journal of Cognition — 24년 일기 기억 연구